처음 통풍 진단을 받았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내 나이 서른넷, 그 흔한 고혈압도 없던 내가 ‘부자병’이라 불리는 통풍이라니. 더 이상 고기, 맥주, 라면 없이 살 수 있을까 두려웠고, 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불편했다. 하지만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누군가가 “통풍 관리 어떻게 하셨어요?”라고 물으면 말해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오늘은 내가 1년 동안 통풍을 관리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실제 예시와 함께 풀어보려 한다.
약은 치료제가 아니라 관리 도구다
초기에는 “약 없이 관리해보자”는 오기가 있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다시 통증이 찾아오고, 다시 병원에 가서야 알았다.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약은 증상이 없어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아침 식사 직후 알로퓨리놀을 하루 한 번 복용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실제로 약 복용 전엔 요산 수치가 9.4였고, 3개월 후에는 6.1로 떨어졌다. 요산 수치가 낮아진 이후에는 통증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약은 ‘독’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내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도구’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습관은 고통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식단은 처음엔 참 어렵게 느껴졌다. 특히 회식 자리에서 고기와 맥주를 거절하는 일, 야근 후 라면 대신 두부를 선택하는 일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패턴을 만들고 나니 훨씬 쉬워졌다. 예를 들어 나는 점심 도시락에 항상 닭가슴살, 브로콜리, 고구마, 현미밥을 준비했고, 회식이 있으면 미리 식사 후 참석하거나 무알콜 맥주 + 샐러드를 선택했다. 주말엔 요리를 해서 인스타에 올리며 ‘헬시푸드 챌린지’를 하듯 재미를 붙였다. 통풍 관리식은 벌이듯 참는 게 아니라, 꾸준히 지키는 루틴으로 만들어야 실천이 된다.
물과 운동의 힘은 절대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하루 2리터 물 마시기”는 너무 단순해 보여도 실제로 가장 효과적이다. 나는 핸드폰에 물 마시는 시간 알람을 맞춰두었고,
집과 회사에 물병을 따로 두어
항상 챙겼다. 또 운동은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매일 30분 빠르게 걷기부터 시작
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집 앞 공원을 도는 걸로 시작했는데, 2개월 뒤에는 5km 걷기가 일상이 됐다. 통풍 관리에는 땀이 날 정도의 고강도 운동보다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수분 섭취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덕분에 체중도 4kg 감량되었고, 피로감도 크게 줄었다.
기록과 루틴이 나를 지켜줬다
처음엔 그냥 막연히 ‘잘 지켜보자’고 생각했지만, 중간에 다시 통증이 오자 기록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나는 ‘통풍 관리 노트’를 만들어 식단, 운동, 수면 시간, 요산 수치, 발작 유무 등을 일자별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 3월 5일: 점심 외식(불고기) → 다음날 발가락 통증 약간
- 4월 14일: 이틀째 야근 → 수면 부족 후 요산 수치 증가
이런 식의 기록 덕분에 통증 유발 요인을 패턴화할 수 있었고, 지금은 피해야 할 상황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루틴과 기록은 내 몸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년 동안 통풍과 함께 배우고 얻은 것들
지금은 통풍 관리 1년차다. 고기는 여전히 잘 안 먹지만, 먹더라도 양과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고,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고통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몸이 가벼워졌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존감도 생겼다. 친구들 중 몇 명은 아직도 나에게 “너 진짜 통풍 맞아?”라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며 말한다. “응, 이제는 통풍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 됐어.” 통풍은 평생 관리해야 할 질환이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정확히 알고, 꾸준히 실천하면, 당신도 통풍 전문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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