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평소 회식 자리에서 맥주 한두 잔을 마시고, 주말이면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불덩이 같은 통증이 찾아왔다. 검사 결과는 ‘통풍’. 의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식생활부터 바꾸셔야 합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땐 반신반의했지만, 고통스러운 발작을 두 번 겪고 나서야 그 말의 무게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부터는 통풍 진단 이후 바뀐 나의 식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술을 끊는 일보다, 술자리를 끊는 일이 더 어려웠다
통풍을 진단받은 후 가장 먼저 끊은 건 ‘술’이었다. 의사는 맥주와 소주 모두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절대 마시면 안 된다고 했다. 단순히 안 마시면 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문제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였다. 회식, 친구들과의 만남, 명절 가족 모임 등에서 술을 거절하는 일은 예상보다 더 큰 스트레스였다. “한 잔도 안 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설명하기도 애매했고, 괜히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기 싫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겪은 고통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대신 무알콜 맥주를 가져가거나, 아예 식사만 하고 먼저 일어나는 방식으로 자리를 정리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반복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도 이해해주기 시작했다.
2. 고기 대신 생선, 회식 대신 집밥으로
나는 고기를 좋아했다. 특히 돼지고기와 소고기, 내장류를 자주 먹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통풍에 매우 안 좋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퓨린 함량이 높고, 요산 수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음식들이었다. 처음엔 하루 세 끼 중 한 끼는 고기를 먹던 식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발작의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 하나로 조금씩 음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생선, 달걀, 두부 등 저퓨린 고단백 식품으로 단백질을 대체했고, 쌈 채소와 현미밥 중심의 식단으로 바꿨다. 외식을 줄이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시작했고, 집에서는 된장찌개나 나물 반찬 위주의 식사를 했다. 몸이 가벼워졌고, 피로감도 줄어들었다. 무엇보다도 다시는 병원 응급실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컸다.
3. 단순한 식단 조절이 아닌, 생활 방식의 전환
이제 통풍 진단을 받은 지 1년이 넘었다. 나는 여전히 맥주 한 잔도 마시지 않는다. 삼겹살보다는 생선구이를 더 자주 먹고, 친구들과의 모임보다는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늘었다. 단순히 식단을 조절한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을 전환한 것이다. 처음엔 불편하고 외로웠지만, 지금은 통풍이라는 병이 내 삶을 바꿔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매일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고, 일주일에 세 번은 가볍게 걷는다. 건강을 위한 선택은 결코 손해가 아니었다. 만약 지금 누군가 통풍 진단을 받고 식단 조절이 막막하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바꾸면, 몸이 먼저 변화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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