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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통풍 약 끊고 식단으로 조절을 결심한 이유

 

 2년 전 통풍 진단을 받은 이후,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약을 복용해왔다. 알로푸리놀과 콜히친을 번갈아가며 복용했으며,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꼈고, 무엇보다 장기 복용에 대한 불안감이 내 안에 쌓이기 시작했다. 통풍 약은 간 기능이나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나는 언젠가는 식단만으로 요산 수치를 조절해보는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물론 의사의 지시 없이 약을 끊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나는 철저한 계획과 식단 구성, 체중 조절 계획을 세운 후에야 이 실험을 감행했다. 결과적으로 이 3개월은 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통풍 관리에 있어 반드시 약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실천했던 식단, 요산 수치 변화, 실패와 성공의 과정을 모두 공유해보고자 한다.

 

통풍 약 끊고 식단으로 조절을 결심한 이유
건강식

 

🥗 1. 퓨린 낮은 식단 구성 – 식재료부터 완전히 바꿨다

통풍 약을 끊기 전, 나는 먼저 식단에서 퓨린이 높은 식재료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통풍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붉은 고기, 내장류, 맥주, 해산물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퓨린 함량이 높은 시금치, 버섯류, 멸치 육수까지 식탁에서 완전히 제외했다. 대신 나는 퓨린 함량이 낮으면서도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했다. 두부, 달걀, 저지방 우유, 오이, 애호박, 감자, 바나나 등이 주 재료가 되었으며, 단백질이 필요할 때는 닭가슴살과 렌틸콩을 적당히 활용했다. 식사는 하루 3끼로 유지하되, 모든 음식은 삶거나 찌는 방식으로 조리했다. 기름 사용을 최소화하고,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게 구성했다. 나는 이 식단을 철저히 기록하며, 하루마다 요산 배출을 돕기 위한 물 섭취량을 2.5리터 이상으로 유지했다. 퓨린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몸속 요산이 빠르게 배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 2. 요산 수치 변화 추적 – 식단만으로도 수치가 떨어졌다

약을 끊은 첫 주는 불안감이 컸다. 이전에 경험했던 발작이 다시 올까봐 긴장했고, 조금만 관절이 찌릿해도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큰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2주 단위로 병원을 찾아 요산 수치를 체크하며 데이터화했다. 처음 약을 끊었을 당시 내 요산 수치는 7.8mg/dL로 약간 높은 수준이었지만, 식단을 시작한 후 4주 차에 측정한 결과는 7.0mg/dL로 소폭 하락했다. 그리고 8주 차에는 6.3mg/dL, 실험 종료 시점인 12주 차에는 6.0mg/dL까지 떨어졌다. 통풍 환자의 이상적인 수치는 6.0 이하이므로, 이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병원에서도 이런 결과는 식단 관리가 아주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뜻이라고 평가해주었다. 나는 이 수치를 매일 아침의 몸 상태 기록과 함께 노션에 정리했으며, 체중도 3개월 동안 약 4kg이 빠졌다. 체중 감량도 요산 수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약 없이도 꾸준한 식단과 수분 관리만으로 요산 수치를 안정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 3. 실패와 유혹 – 외식과 스트레스의 유혹은 예상보다 강했다

물론 이 실험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다. 특히 외식의 유혹과 사회적 압박이 가장 힘든 변수였다. 친구들과의 저녁 자리, 가족 모임, 회사 회식 등에서 매번 내 식단을 고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실험 도중 한 차례는 삼겹살을 먹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해 소량 섭취했고, 다음날 아침 관절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다시 약을 복용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물을 평소보다 더 많이 마시고 하루 종일 푹 쉬는 방식으로 위기를 넘겼다. 스트레스도 문제였다. 직장에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야식을 찾고 싶은 욕구가 올라왔고, 단 음료수를 마시고 싶은 유혹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냉장고에 항상 바나나, 방울토마토, 삶은 달걀 같은 안전 간식을 준비해두었다. 실험 기간 중 약 3번 정도의 유혹이 있었고, 그때마다 나는 일기를 통해 반성하고 대체 행동을 선택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통제하는 게 아니라,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걸 깨달은 시간이었다.

 

🔄 4. 3개월 후 느낀 점 – 약 없이도 가능한 통풍 관리의 조건

3개월간의 실험이 끝난 지금, 나는 통풍 약을 끊고도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이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거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약 없이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실증 데이터를 얻은 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다만 이 방법은 모든 통풍 환자에게 권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비교적 발작 주기가 짧지 않고, 체중이나 식습관을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나는 실험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음식 일지를 썼고, 요산 수치 체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통풍은 단순히 약으로 억누르는 병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바꾸는 질환이라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퓨린 저감 식단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루틴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실험은 단순히 건강을 지키는 방식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내 몸의 신호를 듣고, 스스로 조절하는 힘을 기른 경험이었기 때문이다.